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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교육

문명의 교차점, `역`을 조명하다 김천시립박물관, 『역, 문명의 플랫폼』 기획전시 개최

이재용 기자 입력 2025/05/03 16:37 수정 2025.05.03 16:41


기차역, 그저 지나치는 공간이 아니었다.
김천시립박물관이 5월 1일부터 8월 3일까지 선보이는 기획전시 『역, 문명의 플랫폼』은 ‘역’을 중심으로 펼쳐진 김천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다층적으로 풀어낸다.

2025 박물관미술관 주간사업 『뮤지엄X즐기다』에 선정된 이번 전시는 고대 삼국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김천이 교통과 물류의 중심지로 어떤 변화를 거듭해왔는지를 입체적으로 담아냈다.
‘사통팔달’ 교통 요충지, 김천의 도시적 성격을 역사 자료와 시민들의 생활기록으로 되살린 점이 눈길을 끈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조병로 경기대 명예교수가 일본에서 발굴한 희귀 사료 「김천도형지안」. 1738년 당시 김천 역에 종사했던 사람들의 이름과 역할이 기록되어 있어, 약 300년 전 김천 역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펼쳐진다.

또한 1806년 문서 「찰방해유문서」에는 무려 1,230명의 인원이 역에 근무했음을 보여줘, 당시 김천 역이 얼마나 활발하게 운영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1850년경 김천 일대를 재구성한 채색 지도와 함께, 조선시대 역사를 전하는 찰방비석의 탁본도 전시되어 당시 역민들의 삶과 사회 질서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근대사로 넘어가면, 일제강점기 경부선 개통 이후 김천이 물류 허브로 변모하는 흐름이 본격적으로 조명된다. 철도망을 통해 지역 산업이 어떻게 움직였고, 공동체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가 돋보이는 이유는, 단지 ‘역사’에 머물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차역과 얽힌 추억을 간직한 시민 15인의 인터뷰가 사진과 함께 전시돼, ‘역’이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서 한 사람의 감정과 시간을 이어주는 정서적 플랫폼이었음을 깊이 있게 전달한다.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종이 기차 만들기, 오리고 붙이기, 스탬프 찍기 등 놀이를 통한 배움의 장이 마련되어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전시를 기획한 도시락 조명숙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올해는 경부선 개통 12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역은 단순한 공간이 아닌 문명의 접점이자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플랫폼이었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김천의 ‘역사(驛史)’를 돌아보고, 다가올 미래를 함께 그려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고속으로 스쳐가는 요즘, 문명의 ‘플랫폼’이자 공동체의 ‘마중물’이었던 **역(驛)**의 가치를 되짚는 이 전시에서, 당신은 분명 멈춰 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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