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청 언론홍보실 냉장고에서 상표 라벨이 제거된 소주병 여러 개가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오전 11시 40분에서 50분 사이 대구시청 홍보실을 방문한 한 언론사 기자에 따르면, 당시 사무실 조명은 꺼져 있었고 근무 중인 직원도 보이지 않았다.
해당 기자는 목이 말라 냉장고 안에 있던 페트병을 생수로 착각해 마셨다가 알코올 냄새와 맛을 느낀 뒤 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냉장고 내부를 확인한 결과 640㎖ 소주 페트병 총 9병이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병의 라벨은 모두 제거돼 있었지만 파란색과 초록색 뚜껑에는 소주 브랜드 표시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대구시청 관계자는 확인 요청에 “행사 후 남은 술을 보관해 둔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해명만으로 논란이 끝날 사안은 아니다.
행사 후 남은 술이라면 왜 라벨을 제거했는지, 왜 언론인과 외부 방문객이 드나드는 홍보실 냉장고에 생수와 구분되지 않는 상태로 보관했는지부터 명확히 밝혀야 한다.
더구나 실제로 방문자가 생수로 오인해 마시는 일까지 발생했다면, 이는 단순한 ‘남은 술 보관’이 아니라 기본적인 안전관리와 물품관리가 무너졌다는 의미다.
공공기관 사무실 냉장고는 직원들의 사적인 술 창고도, 행사 뒤 남은 주류를 아무렇게나 쌓아두는 보관소도 아니다.
현재까지 근무 중 음주가 이뤄졌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외부 손님 접대용인지, 행사 잔여품인지 역시 대구시의 설명 외에는 객관적으로 확인된 내용이 없다.
하지만 “행사 후 남은 술”이라는 말 한마디로 넘어가기에는 병의 수량과 보관 형태, 라벨 제거 경위가 석연치 않다.
대구시는 ▲해당 술이 남은 행사명과 행사 일시 ▲홍보실 냉장고에 보관한 사람 ▲라벨을 제거한 이유 ▲보관 기간 ▲근무 중 음주나 접대용 사용 여부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청에서 이런 장면이 발견됐다면, 시민들이 “음주 근무용인가, 접대용인가”라고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다.
오해를 만든 책임도 대구시에 있다.
대구시는 기자에게 사과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주류 보관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 소재와 재발 방지 대책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공직사회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술병 자체보다 “별일 아니다”라는 안일한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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