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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하신지요.
지금 이 글을 쓰는 저는 우기에 접어든 미얀마의 새벽 속에 있습니다. 창밖으로는 간헐적인 비가 대지를 적시고, 고요한 적막 속에 하루를 준비하는 새소리가 아련하게 들려옵니다. 낮이면 더위가 엄습하지만, 그보다 더 숨 막히는 건 이 땅에 깃든 고통과 침묵입니다.
저는 지난 6월 6일과 7일, 미얀마의 만달레이와 행정수도 네피도를 다녀왔습니다. 특히 지진으로 삶의 터전이 무너진 잉와 지역을 중심으로, 지난달부터 진행되어온 구호 프로젝트들의 현장을 직접 점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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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방문에서 살펴본 주요 사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진으로 무너진 교회 재건축
신앙 공동체의 중심이 사라진 그 자리에, 다시 예배의 공간이 세워지고 있었습니다. 무너진 벽돌과 틈새에서 기도의 씨앗이 움트고 있었습니다.
사랑의 집짓기 3채
피난민 가족과 노약자들이 우선 대상이었고, 작은 공간이지만 ‘사람이 쉴 수 있는 공간’을 최우선 가치로 두었습니다.
마을 우물파기 1곳
사가잉 지역 내전으로 현장 접근은 불가능했지만, 기계는 들어갔고, 곧 식수의 기적이 터질 것입니다.
마을 30가구에 구호물자 및 생필품 전달
쌀과 생수, 생필품 박스를 전달하면서 “우리가 잊지 않고 있다”는 말 한마디에 눈물을 글썽이는 주민들의 모습이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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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큰 피해를 입었음에도 보도조차 되지 않고 있는 네피도를 방문해, 1,000여 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한 비공식 피해 현황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H선교사님께 위로금을 전달하고 깊은 교제를 나누었습니다.
세상의 관심이 닿지 못하는 그곳에도 사람이 있고, 아픔이 있고, 생명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절감했습니다.
그리고 6월 9일부터 15일까지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리는 ‘안도차이나 청년사역자 네트워크’ 모임에 참석합니다. 미얀마의 현실을 소개하고, 캄보디아로 탈출한 히든팀원들을 만나 그들의 생존 이야기와 믿음의 고백을 나눌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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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기도가, 그들의 삶이 됩니다.”
지금 미얀마는 정치도, 언론도, 제 기능을 멈춘 지 오래입니다. 침묵 속에 무너지는 생명들, 그리고 그 가운데서도 누군가의 손을 붙들고자 하는 작은 용기들이 존재합니다. 저는 지금 그 경계에 서 있습니다.
비바람을 맞으며 지어진 교회, 더운 날에도 마스크를 쓴 채 조용히 떡을 나누는 손, 어두운 골목 끝에서 환히 웃던 아이의 얼굴… 그것이 제가 만난 ‘미얀마의 희망’입니다.
이 땅을 위한 기도와 후원, 여전히 간절히 요청드립니다.
그 어떤 거대한 언론보다, 이 작은 나눔의 기사가 누군가에겐 생명의 다리가 될 수 있으니까요.
꽁지환경늬우스 기고자
미얀마 현지 사역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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