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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산불은 산의 일만이 아닙니다 – 우리가 지켜야 할 생명의 울림

이재용 기자 입력 2025/03/26 10:08 수정 2025.03.26 10:08
꽁지환경늬우스 대표 이재용 칼럼


어릴 적 우리 마을 뒷동산에 산불이 났다 하면, 그저 어르신들 몇몇이 산소 주변을 돌며 물을 붓고 삽으로 흙을 퍼내어 진화하는 일이 전부였다. 대부분 그날 안에 불씨는 잡혔다. 왜냐고? 겨울이 다가오면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 지게를 지고 뒷산으로 향했다. 아이도 어른도 예외는 없었다. 밥 짓고 군불 때기 위해 나무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산엔 낙엽이 쌓일 틈이 없었다. 매년 겨울이 오기 전, 사람의 손길이 산을 돌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시골 어느 마을을 가도 굴뚝에서 연기 나는 집을 보기 어렵다. 삶의 연료가 '나무'에서 '가스'로 바뀌자, 산은 조용히 방치되었다. 수십 년 쌓인 낙엽과 마른 가지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니, 이제 산불은 한 번 나면 며칠씩 꺼지지 않는다. 마치 산이 오랜 침묵 끝에 외치는 듯하다. “나를 좀 돌봐달라”고.

산불은 단지 ‘산의 불’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의 생명줄을 끊는 행위이며, 대한민국이라는 집의 기둥을 태우는 재앙입니다. 우리가 누리는 맑은 공기, 깨끗한 물, 그리고 사계절의 아름다움은 바로 그 산에서부터 비롯된 것입니다.

산이 타면, 사람도 탑니다.
나무가 타면, 우리의 미래도 타들어갑니다.
산불 한 번에 수십 년 가꿔온 생태계가 사라지고, 수천억 원의 복구비용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줘야 할 자연 유산이 잿더미로 변합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산불을 단지 ‘뉴스거리’로 넘길 것이 아니라, 내 가족의 삶과 연결된 문제로 여겨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이 필요합니다.

마을 주변 산림에는 매년 가을, 최소한 도로에서 100m 이상 풀과 낙엽을 정비합시다.

입산 시에는 성냥, 라이터 같은 화기를 절대 소지하지 맙시다.

논밭두렁 소각, 쓰레기 태우기, 무심한 담뱃불 하나에도 책임을 가집시다.

산림 근처에서 연기나 불씨를 발견하면 즉시 119에 신고합시다.

우리가 이렇게 나서야만 합니다.
산은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타는 순간 그 침묵은 절규가 됩니다.

산불을 낸 사람은 반드시 법적 책임을 집니다.
고의일 경우 최대 징역 15년, 실수라 하더라도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처벌'이 아니라,
그 불씨 하나가 불러올, 대한민국의 상처입니다.

“산이 우리에게 준 생명의 선물, 이제는 우리가 지켜야 할 때입니다.”

우리의 작은 실천이 거대한 재앙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 순간, 당신의 관심이 숲을 살립니다.
지금 바로 행동하십시오.
대한민국의 푸른 숨결이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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