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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탄] 꽁지기자의 SRF 솔직 탐방기..
기획연재

[3탄] 꽁지기자의 SRF 솔직 탐방기

이재용 기자 입력 2021/03/11 18:09 수정 2021.03.11 22:23

SNS상에서는 창문도 못 열어놓고 산다고 했지만 실제로 가보니 육안으로 보아도 창문 곳곳이 열려있다.

다음 장소로는 소각장과 가장 근접한 부영아파트에 도착했다. 여기에서는 앞의 상황과는 다르게 심각한 냄새가 나지 않을까 하고 도착했다.


그러나 역시 별다른 냄새는 나지 않았다. 우리는 더욱 근접한 곳으로 들어가기 위해 소각장을 둘러싸고 있는 야산에 올라가 보기로 했다. 소각장이 지어진 야산 입구에 등산로가 나 있었다.

 


등산로를 따라가 보니 운동 시설도 되어있고 농사도 다 짓고 있고 우리가 사는 동네와 별반 다르지 않은 조용한 야산이었다.

소각장과 매립장 근처에 다다르니 코를 자극하는 냄새가 났다. 역시 악취가 나는구나 하면서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취재원들이 “대표님 뭔가 냄새가 이상해요. 가축분뇨 냄새 같아요.” 하는 것이다. 아니 소각장 바로 근접이고 등산로인데 가축이 있을 리가 있나 하고 주변을 살펴보니 십여 마리의 소를 키우고 있는 농장을 발견했다. 매립장과 소각장 근접한 등산로를 끼고 있는 곳에서 소를 기르고 있는 것이다.

 

굴뚝 사진을 찍기위해 나뭇가지와 가시덩굴을 해치고 가다 바지 군데군데가 찢어졌다.

소각장 악취와는 연관성이 없다 싶어 더 근접한 곳까지 가서 사진을 찍고 상황을 살펴보기로 했다. 나뭇가지와 가시덩굴 때문에 바지가 다 찢어져도 더욱 가까이서 냄새를 맡아볼 욕심에 소각장 바로 뒤편까지 갔다.

더 바짝 다가가려 했지만, 철조망이 있어 더는 취재가 불가능했다. 경계선 가까이 가보아도 취재원들도 나도 악취는 맡아볼 수 없었다.

옷이 찢기고 발이 부르튼 취재원들과 등산로를 다시 내려오면서 이런 악조건인 기후에서도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 의아하다는 이야기를 나누며 내려왔다

 


막 내려오는데 등산을 하러 가는 주민을 만났다. 부영아파트에 거주하는 조모씨라고 밝힌 주민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등산을 한다고 했다. 소각장과 매립장이 붙어 있는 등산로라 냄새나 대기오염이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예전에는 밤에 공단 쪽에서 냄새가 났었다. 그래서 민원을 제기하니 시에서 공단 쪽과 협의하여 여러 가지 지원을 해 개선되었다. 그리고는 일상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라고 이야기해 주셨다.

2년 전쯤 소각장이 설립되었는데 문제점이 없냐는 질문에는 “매립지는 15년 됐는데 소각장이 뭐가 문제냐”고 하시며 꿋꿋하게 등산을 하러 가셨다.

 

최병수 씨가 파란 지붕인 자신의 집을 가리키고 있다.

이번에는 이 마을 반장을 30년 동안 했다는 최병수 씨를 만났다. 파란색 지붕을 가리키며 “저곳이 우리 집이다.”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소각장 취재로 왔고 냄새가 나지 않아 당황스럽다고 이야기하니 빙그레 웃으시며 왜 냄새가 안 나는지 차근차근 이해하기 쉽게 악취에 관한 역사를 이야기했다. “나는 이 마을에서 30년 동안 동네일을 맡으면서 매립지, 소각장이 들어설 때마다 시위도 하고 시설들이 마을에 들어서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동네 사람들과 회의도 하고 민원도 수없이 제기하는 등 안 해본 것이 없다. 매립지가 들어선 지가 15년이고 소각장이 들어선 지가 약 2년이 넘었을 거다. 처음에 소각장이 들어섰을 때는 정말 소문처럼 냄새가 말도 못 하게 났었다. 그래서 시청하고 소각장 측 관리자하고 싸우기도 많이 싸웠다.



그래도 악취가 없어지지 않아서 주민대표와 시청직원까지 동행해 소각장에 가보았다. 가보니 냄새 원인이 소각장 때문이 아니었다. 악취의 주범은 소각장과 매립지에서 쓰레기 분류과정에서 일어났다. 양쪽으로 분류하는 과정에서 일 처리하던 사람들이 악취 나는 쓰레기를 매립지와 소각장으로 빠르게 나누어져 가야 하는 데 처음이다 보니 그 과정에서 엄청난 쓰레기들이 방치한 채 있었다. 그곳에서 심각한 악취를 만들어낸 거였다.”

자세히 듣고 나니 의문점이 풀렸다. 인터넷에 소각장 설립 당시 엄청난 악취가 난다고 했던 것이 이거였구나! 지금은 소각장도 매립장도 시청에서 수시로 관리하고 분류하는 과정 자체가 신속하게 이루어져 악취로 인한 민원은 없다고 하셨다.

그리고 취재팀과 지난번에 비 오는 날 악취가 심하게 난다는 인터뷰를 해주신 분을 찾아갔지만, 출타 중이었다.

 


마지막으로 이 마을 이장님을 만났다. 박순옥 이장님은 “처음에는 소각장이 들어서면 큰일 나는 줄 알았다. 암에 걸려 죽는다. 미세먼지가 많아진다. 등 여러가지 소문이 무성했기에 결사반대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소각장 측도 시청 측과도 늘 소통하고 있어서 괜찮다. 다만 한가지 문제가 되는 것은 바람이 불면 매립지에서 날아오는 비닐류가 있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일상 생활하는 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포항시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 저감을 위해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포항시도 처음에는 우여곡절이 많았겠지만, 현재는 대기오염물질 배출 저감을 위해 지원사업도 하고 악취관리지역을 지정해 대기 관리를 강화하는 등 시민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시민들이 지금은 포항시청에서 민원처리가 빠르다고 이야기하는 걸 보니 시민들을 위한 많은 노력이 엿보인다. 그 결과 현재는 시민들이 민원도 현저하게 줄었고 좀 더 좋은 환경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소각장이 김천에 들어온다는 소식에 나 역시 반갑게 반길 수만은 없었다. 그래도 쓰레기 처리 문제는 김천만의 문제가 아니고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내가 사는 곳만은 안 된다고 하기에는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많은 소각장 주변 지역의 상황과 현주소를 알고 싶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하나같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라고 되어있어 걱정이 많았다. 그래서 나는 직접 보고 듣고 확인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제일 주민들의 민원이 많았던 곳을 취재하기로 했다.

포항이 그중 하나였다. 그래서 2차 방문지로 정한 것이었다. 직접 방문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물론 이것은 내 개인적인 의견이다.

김천에 SRF 시설이 들어온다고 하여 시민들이 걱정과 우려가 크다. 그래서 나는 걱정만 할 게 아니라 직접 확인하고자 동행취재를 건의했으나 아쉽게도 단 한 명도 같이 가자는 분이 없었다. 내심 서운한 마음도 있었다.

꽁지탐방기를 마치며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정말 악취와 건강이 걱정된다면 직접 한 번 보러 가 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이다.

김천에 도착할 즘에 최병수 씨께 전화가 왔다. 고맙다며 직접 취재 온 기자는 처음이라고... 그 말에 목이 메었다.

김천시가 봄의 기운을 받아 활짝 핀 꽃 길만 걷기를 소망하며 꽁지기자의 SRF 솔직 탐방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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